저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일을 하면서 가족이 없는 어르신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아서 아이들과 남편과 자녀가 되기를 자청하여, 주말에 고기를 사들고 놀러가고 합니다. 그러면 어르신도 아이들과 만나고 가족적인 모습에 많이들 행복해 하십니다. 저희 가족과 만나는 날을 기다리시기도 하고, 우울증이 심하셨던 분이 우울증 증상이 호전되기도
합니다. 주말에 어르신을 만나러 가기에 한 달이면 바쁜 주말을 보냅니다.
어느 순간부터 9살 딸아이가 작은 동전부터 용돈도 달라고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나 어르신들 집을 다녀오고 나면, 더욱이 아빠에게 투정을 부리는 날이 늘어갔습니다.
심부름을 하고 용돈을 받고, 어떤 날은 오늘 학교에서 착한 일을 했다고 하면서 200원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안된다고 하면, 이유 없이 투정 부렸고 그럴 때면 혼이 나곤 했습니다.
그 날도 어르신 댁에서 고기파티를 하기 위해 마트에 들러 반찬거리를 사고, 고기를 구입하러 갔는데 딸아이가 구경을 하고 오겠다고 5살 동생을 데리고 과자코너로 가는 걸 보고는 어르신과의 약속시간이 늦을까봐 종종거리며 반찬거리를 구입했습니다.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딸아이가 양말하나를 올려 두고 “엄마 이건 제가 계산 할 거예요”라며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지폐와 동전을 꺼냈습니다. 바로 혼이 나가면서까지 모았던 용돈들이었습니다.
집에 들러 밑반찬을 만들고 어르신 댁으로 가는 길에 딸아이는 연신 싱글벙글거리며 노래를 했습니다. 어르신 댁에서 맛있는 반찬과 고기를 맛있게 먹고는 자기 가방에 들어 있던 양말을 꺼내 “할머니 지난번에 보니까 양말이 구멍이 크게 뚫려 있어서 내가 선물로 준비했어요!” 라고는 활짝 웃는 것이었습니다. 어르신은 “이 귀한 양말을 아껴 신어야 겠어”라고 하시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습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남편은 마음이 이쁜 엄마와 딸 덕분에 세상이 행복해 보인다며, 새로운 가족이 생겨 기쁨 두 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날 딸아이의 일기에는 “처음에는 얼굴이 너무 무서웠던 할머니가 내가 선물한 양말을 받고는 얼굴에 주름이 가득생기도록 활짝 웃으셨다. 처음 보는 할머니네 집에 가서 밥을 먹는 것이 싫었지만, 이제는 할머니가 좋다. 할머니는 나보고 손녀라고 하신다. 우리 엄마에게는 딸이라고 하신다.
우리 엄마에게는 딸이라고 하신다. 이제는 주말에 할머니 집에 가는 것이 기대된다. 이번 주에도 할머니네 집에 갔으면 좋겠다.” 라는 일기가 써졌습니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을 위해 시간을 마련한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우리 가족이 더 많은 도움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