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센터

  • 부끄러운 봉사
  • [자원봉사활동수기 | 201702ㅣ글 배옥선님ㅣ그림 정경재님] 부끄러운 봉사
저는 항상 주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았습니다. 나도 언젠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의 수화교실’ 모집을 한다는 표랑 카드를 보고 농아인 협회의 신청을 하였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우리가 서로 같은 민족으로써 말은 통해야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서 배워서 많은 말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신청함과 동시에 수화를 배워서 농인을 위해 봉사활동을 동의하였습니다.
정말 기쁘고 마음이 설레였습니다. 신기하게도 배울때는 쉬웠는데 집에 도착하면 배운 것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모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번 저녁시간에 모여 열심히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우리는 장애인 행사 및 농인행사에 손으로 노래를 부르며, 아름다운 표현을 하면서 봉사 활동을 하였습니다. 저는 결석을 밥 먹듯이 하다가 기초반을 겨우 졸업하고 중급반에 들어갔습니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 농인들의 차량 이용이 무척 힘들다는 말씀을 했습니다. 듣기를 못하기 때문에 버스를 잘못 타서 중도에 내려 다시 되돌아 온거며, 버스 안내 방송을 듣지 못하고 잘못 내려 많이 걷는 것이며, 택시는 아예 이용을 못하는 등 애로사항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외모로 보기에는 저보다 훨씬 잘 생겼고, 건강한 사람이 이렇게 우리와 다른 세계에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순간 차량봉사를 해야겠구나, 마음을 다져보았습니다. 그 당시 저는 교통약자 콜택시 운전기사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선생님께 차량봉사를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너무도 기뻐하시면서 농인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몇 사람을 차에 태워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몸은 지쳐 있지만 마음은 너무도 뿌듯하고 뭔가 모르는 마음 저 밑에서부터 감사함이 느껴졌습니다. 낮에는 근무를 하고 수업이 있는 요일에는 차량봉사를 하였습니다. 마침내 콜센터로부터 문자가 들어왔습니다. “기사님 청각2급 입니다. 문자로 연락 주세요” 저는 처음으로 청각장애콜을 받아 출발지로 갔더니 마침 함께 교육을 받는 분이었습니다. 저는 손으로 “안녕하세요”인사를 했더니 너무 반가워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다음날 수화수업을 받으러 협회로 갔더니 선생님께서 맞으시며, 회원 중에 한분이 낮에 콜택시 이용한 것을 이야기 하더라며, 너무 좋아 하셨다면서 모두를 기사님 덕분에 용기를 내어 콜택시를 이용 한 것이며, 모두들 야단이라고 웃으시며 말씀을 했습니다. 저 역시 기쁘고 조그만 선행이 이렇게 감동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자원봉사를 통하여 우리는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었습니다.
2016년 4월 직장을 그만두고 봉사활동을 할 때였습니다. ‘행복을 주는 사람’사무실에서 수업이 끝난 뒤 선생님께서 “배쌤~ 아주동에 차량운행 좀 해 주세요” 하셨습니다. 저는 항상 하듯이 회원을 태운 뒤 주소는 자세히 묻지도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아주 터널로 통하여 우회를 할려고 방향지시등을 켰습니다. 그때, 뒤에서 어깨를 치면서 손가락으로 좌측을 가리켰습니다. 차는 이미 2차선에서 우회전을 하고 있을때였습니다.
저는 할 수 없이 우회전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 나와서 대우조선 서문 쪽으로 향하였습니다. 이때, 또 뒤에서 어깨를 두드리며 손가락으로 좌측을 가리켰습니다. 백미러로 서로 멀뚱멀뚱 쳐다만 보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미리 미리 알려 주면은 고마울텐데....
본인도 처음 이용하면서 미안해서인지 목적지를 지나칠 때 가르쳐 주니깐, 뒤에 차는 따라오고 갑자기 방향을 틀수가 없고, 비상등를 켜고 차를 갓길에 세웠습니다. 우리는 수화(지화)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후 아주동 몇 골목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 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어찌나 미안하고 죄송한지... 부끄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우리는 더욱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육십이 넘는 나이이지만 늦게나마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향이면서 늘 감사함을 가집니다. 자원봉사를 통하여 아름다운을 배웠고, 실천하므로써 행복과 사랑이 전해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의 조금한 노력이 모두에게 선물이 되었으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