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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라는 두려움 극복하기
  • [자원봉사활동수기 | 201604ㅣ글김용호님ㅣ그림조주희님]
사교육 열풍의 시대’, 신문이나 TV를 보면 이런 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꿈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사교육은 어느새 필수 아닌 필수가 되었다. 하지만 사회배려계층의 적지 않은 학생들이 학원은 고사하고 꿈을 향한 도전조차 머뭇거리고 있다. 나의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환경의 친구들로부터 시작되었다.
나의 마지막 수능이 끝난 2014년 11월 13일, 난 오랜 계획을 실현시키고자 분주했다. 학창시절, 어려운 집안사정으로 꿈을 포기하는 친구를 보며 마음 아파했던 나는 대학 진학 후 사회배려계층에게 무료과외봉사를 해주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 여정이 순탄하진 않았다. 아무런 정보도 없었기에 무작정 인터넷에 검색을 했고 ‘하인싸잇’과 같은 무료과외봉사 카페 몇 곳을 찾아내어 교육봉사 게시글을 올렸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먼저 연락 온 건 나를 이용하려는 학원이었다. 그 이후로 연락해오는 경우 또한 보다 싸게 과외를 받고 싶다는 이유인 경우가 많았다. 스팸 문자나 메일도 심심찮게 왔다. 그렇게 약 1달을 방황하다가 ‘1365’의 국제다문화 협회에서 하는 자원봉사 광고를 보게 되었고 그곳에 지원했다.
그곳을 통해 만난 학생은 국어 과목을 배우고 싶어 하는 고1 남학생이었다. 평생을 공부와는 벽을 쌓고 지내며 운동만 하던 그 학생은 운동 관련 진로에 회의감을 느끼고 공부를 시작했으나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번번이 실패했다고 하소연했다.
뒤늦게 시작하는 자신과 학원 다니는 친구들과의 격차를 걱정하는 기색도 보였다. “아마 저는 안 될거에요.” 첫 수업부터 학원가 학생들의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 하던 그 친구는 자신의 성적이 오를지에 대한 자신감도 부족했다. 그래서 나는 그 친구가 공부에 대한 두려움과 사교육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수업계획을 잡았다. 이 친구의 마음속에 있는 것은 공부 방법에 대한 궁금증이 아니라 공부라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사교육의 벽이었기 때문이다. 그 두려움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쉽사리 달려들지 못하는 것이었다. 난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공부가 만만하게 보여야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나는 진도를 빠르게 나가는 한편 학원가에서 내주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숙제를 내주었다. 공부경험이 부족한 친구였기에 처음에는 무척 힘들어 했다. 난 그 힘듦을 이겨낼 동기를 주고자 만날 때 마다 매스컴에 나오는 성공사례들을 보여주어 꾸준히 ‘너도 할 수 있다’를 머리에 각인시켜주었다. “봐, 너보다 어려웠던 사람들, 이렇게 힘들어 하던 친구들도 결국은 해냈어! 너만 안 될 이유는 없어!”이런 나의 열정에 대한 보답인지 매번 숙제를 빠짐없이 해왔고 3월 개학시점에 무려 문학작품 26편과 4개년 교육청 기출문제를 끝냈으며 성적은 40점 이상 올랐다. 이렇게 성적이 오르고 자신이 한 공부흔적들을 되돌아보며 학생은 서서히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9월, 그간의 과외를 마무리 하는 날, “그간 형에게 배운 건 내면의 두려움을 떨치는 연습이란 걸 이제 알았어요. 어떤 공부를 하든지 이젠 도전할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간 정말 감사했습니다.”라며 문 앞까지 배웅 나와 고개 숙여 인사했다.
난 이번 봉사를 통해 기존 생각과는 달리 공부에 대한 두려움이 꿈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란 것을 깨달았다. 사교육이란 그림자는 분명 우리 사회에 넓게 뻗쳐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건 공부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나의 교육봉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도움을 받은 친구들이 그 경험을 다시 봉사로 베풀어 준다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