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주지역자활센터 외식사업단에서 지난3년을 보내고 지금은 파스타 전문점 “반올림”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3년전 저에게 “자활”이라는 단어는 생소함과 낯설음이었지만, 지금은 희망이라는 열매로 변했습니다. 자활이 없었다면.. 저희 부부는 2004년 6월 19일에 결혼하였고 1년여 동안 다른 가정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의 위암 말기진단은 이런 작은 행복들도 모두 빼앗아갔습니다. 저희는 이국땅 몽골에서 취업을 하기로 하여 근로계약서에
사인하고 출국 준비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저희 부부가 3년만 고생하면 저희들 이름의 가게를 얻을 수 있다는 꿈을 갖게 된지 채 보름이 지나지 않은 그날, 출국 전 건강검진 결과 통보는 우리를 절망에 늪으로 빠뜨렸습니다.
진단 후 5월18일에 저희 부부에게는 자세한 설명 없이 7시간에 걸친 대수술 위전절제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15일 동안에 병원생활을 마치고 퇴원할 때는 이제는 괜찮을 거야 하면서 간신히 서로를 일으켜 세웠는데 15일 후 외래 때 만난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은 저희를 더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수술은 했지만 위암4기(말기)였기에 생명을 6개월 밖에 보장할 수 없다.” 저에게 말씀하시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귓가에 들리는데, 저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고 그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이후의 시간들은 엄청난 고통을 우리 가정에 몰고 왔습니다.
남편은 항암치료가 시작된 후 치료의 고통으로 인해 우울증에 빠져들었고, 언제나 저에게 자상했던 성품도 점점 난폭해져만 갔습니다. 저는 아무런 대화 없이 숨죽여 하루하루를 지내야만 했습니다.
입만 열면 “죽고 싶다”고 말하는 신랑을 버리고 도망가고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사랑이라는 작은 희망의 촛불이 간신히 저를 버티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행히 길어야 6개월 일것이라는 남편의 생명은 일년을 넘어서게 되었고, 서서히 체력을 회복하고 건강해져 갔습니다.
2006년 3월까지 22번에 걸친 항암치료를 마치고 휴식 하던 중에 시어머님의 제의로 저희 부부는
작은 돈가스 가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게가 잘 운영되어 안심하고 감사하며 하루하루 보내던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의 장유착으로 인해 응급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위 절제로 인한 후유증이었고 다시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식당을 정리하고 절망의 시간을 보내던 그 때에 주변 분의 권유로 알게 된 것이 자활이었습니다.
그리고 자활을 통해 저희 부부는 다시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자활생활은 참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저의 삶은 남편의 오랜 항암 치료로 인해, 나만 힘들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 하면서 우울했던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자활에 참여하신 여러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저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분들이
많이 있음을 알았고, 그런 생활 중에도 기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며 저도 자활의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외식사업단에서 일해 왔고, 출장뷔페, 도시락배달 등의 일을 하면서 창업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적은 월급이지만 미래의 저희 가게를 꿈꾸며 조금씩 저축도 해가며 꿈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저희 가정이 행복한 하루하루를 생활하면서 이렇게 미래를 계획을 하던 중, 저희 가정은 다시 한 번 청청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6개월 마다 받아 왔던 정기검진 결과에서 나온 남편의 임파선 암재발. 그 무섭다는 암재발.
정말 이제는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절망감으로 저희의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저는 다시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어 갔습니다. 수술은 못하고 항암치료만 가능하다고 해서 저희 부부는 다시 9차에 걸친 항암치료에 마지막 힘을 쏟았습니다.
2009년 7월부터 2010년5월까지 10개월의 치료기간 후 검진 결과에서 기적적으로 암세포가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너무 행복해 하는 저희 부부에게 자활팀장님들께서 창업을 권유하셨고 자신감을 갖도록 지속적인 상담을 해주셔서 결국 6월에 ‘반올림’이라는 이름의 작은 이탈리아 파스타 전문점을 창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자활의지를 갖고 있는 순간이 희망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고 탈수급 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이렇게 도와주신 자활기관 모든 분들과 주변분들에게 이글을 통해 고개 숙여 깊이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남편의 투병기간으로 자녀를 생각할 수 없던 저희 부부에게 이제는 아들도 생겼습니다.
기아대책 해외결연사업을 통해 인연을 맺게된 몽골에 사는 ‘잠바’라는 이름의 남자아이입니다. 비록 내 몸으로 나은 아이는 아니지만 저희 부부에게 다시 주신 생명으로 다른 어린 생명을 아들처럼 키워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창업을 하면서 몽골에 사는 여자아이 한명을 더 딸로 삼고자 결연을 신청하였습니다. 이젠 저도 누구를 돕고 생활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과 감사를 느끼며, 저희 부부에게 덤으로 생명을 연장시켜준 것에 감사하며 다른 생명을 돌보는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자활사업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하면 미래를 위해 힘내시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구름 위에는 언제나 태양이 빛나고 있다“는 말처럼
힘든 시간이 지나가면 행복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진리를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저는 너무 행복한 여자입니다. 남편이 가게에 와서 일을 도와주며 파스타를 손님에게 멋지게 서빙하는 건강한 뒷모습을 보며 행복한 여자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저희 부부에게 희망과 행복의 길을 열어주신 자활관계자분들게 감사드립니다.